절대적 일관성
개인의 IQ 점수가 성인기 동안 변화하는지 아니면 큰 변화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를 연구하기 위하여 개인이 반복적으로 획득한 IQ 점수의 프로파일을 조사함으로써 절대적 수준의 일관성을 확인한다. 지능연구의 초기에는 상이한 연령의 사람들을 동시적으로 표집 하는 횡단연구를 통하여 절대적 일관성을 연구하고 개인의 지능은 약 20세부터 감퇴하기 시작한다는 결과를 제시하였다 그러나 20세기 중반 이후에 이루어진 종단연구들은 개인의 지능은 적어도 50세까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결과를 제시하였다.
이 무렵 샤이(K. Warner Schaie)는 자신이 개발한 계열설계법(sequential design)을 시애틀 종단연구에 적용하였다. 1956년에 시작된 시애틀 종단연구는 25세부터 67세까지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7년 간격으로 IQ 검사를 반복적으로 실시하였고(가장 최근의 검사가 2005년에 실시되었다), 이와 동시에 동일한 연령범위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표집 하여 IQ 검사를 실시하는 횡단연구도 수행하였다.
시애틀 종단연구 결과, 횡단연구 결과에서는 개인의 IQ 점수가 32세와 39세 사이에 감소하기 시작하는 반면, 종단연구에서는 성인중기까지도 IQ 점수가 증가하고 60세 무렵에 이르러야 감퇴하기 시작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성인의 IQ 점수가 25세의 IQ 점수 이하로 떨어지는 시기는 67세와 74세 사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샤아(Shaie, 2009)는 인지기능에서 절정에 도달하는 시기는 성인초기가 아니라 성인중기라고 주장하였다.
횡단연구와 종단연구의 결과가 서로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 출생동시집단 효과 때문이다. 출생시기가 다른 사람들을 비교하는 횡단연구에서 현재의 노인들은 당연히 연령에 기인한 감퇴를 보일 것이다. 거기에 덧붙여 중년성인이나 노인들은 젊은이들과 비교하여 더 낮은 교육을 받았고 보잘것없는 건강 상태를 지니고 있으므로 연령에 따른 IQ 점수의 하락이 커지게 되므로 IQ 점수는 일찍부터 하락할 것이다. 반면에, 동일한 개인을 반복적으로 연구하는 종단연구에서는 20세기 동안 교육정도가 높아지고 좋은 건강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연구대상자들의 평균 IQ 점수는 자연스럽게 높아지게 될 것이므로 50대 후반까지도 IQ 점수가 증가할 것이다.
IQ 하위검사 점수의 변화
우리가 활용하는 모든 지능검사 점수는 그 검사를 구성하는 하위검사들의 점수를 합산한 결과이다. 몇 가지 지능검사에서 하위검사 점수들의 연령에 따른 변화를 고찰하면 연령에 따른 IQ 점수의 안정성과 변화가 보다 더 분명해질 수 있다.
웩슬러 성인지능검사
웩슬러 성인지능검사(Wechsler Adult Intelligence Scale: WAIS)는 4가지의 핵심영역 즉 언어이해, 지각속도, 작업기억 그리고 처리속도를 측정하는 과제를 사용하여 개인의 지능을 평정한다. WAIS의 최근 개정판은 시각적 결함을 갖는 노인들을 위해 더 큰 그림과 다양한 시각적 자극들을 포함함으로써 노인들의 지능범위를 더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검사에서 작업기억과 처리속도는 예상한 대로 연령과 함께 감퇴하였으나(Berg, 2000), 언어이해나 어휘크기 같은 기술들은 감퇴하지 않았다(Uttl & Van Alstine, 2003). 다시 말하면 소위 전통적인 언어성 지능(기본지식, 어휘문제, 숫자 외우기, 산수문제, 이해문제, 공통성 문제)은 감퇴하지 않지만, 동작성 지능(빠진 곳 찾기, 차례 맞추기, 토막 짜기, 모양 맞추기, 바꿔 쓰기)은 연령과 함께 감퇴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언어성 검사는 시간제한이 없는 비속도 검사(unspeeded test)이지만, 동작성 검사들은 시간제한을 받는 속도검사(speed test)이다. 속도검사에 대한 수행은 비속도 검사에 대한 수행보다 더 일찍(성인초기)부터 감퇴하기 때문에(Jensen, 1993), 동작성 지능이 언어성 지능보다 훨씬 더 일찍 감퇴한다.
결정화된 지능과 유동적 지능
카텔과 혼(Cattell, 1963; Horn, 1982)에 의해 제안된 결정화된 지능(crystallized intelligence)과 유동적 지능(fluid intelligence)은 성인기 지적 능력을 연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 있는 지능개념이다. 결정화된 지능은 교육과 경험의 영향을 크게 받는 능력으로 언어이해, 어휘, 실생활 문제를 추론하는 능력 등 특정 문화 내에서 성장과정을 통하여 학습한 기술과 지식으로 구성된다.
반면 유동적 지능은 특정한 교육의 영향을 받기보다는 중추신경계의 기능에 더 많이 의존하는 지적 능력으로 정보를 지각하고 조작하는 능력을 포함한다. 유동적 지능을 구성하는 대표적 능력인 추상적 추론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문자배열검사(letter series test)가 자주 사용되며, A C F J O와 같은 일련의 문자를 주고 그다음에 어떤 문자가 따라와야 하는지를 질문한다. 결정화된 지능은 성인기 동안(거의 70세까지) 계속 증가하거나 안정성을 유지하는 반면, 유동적 지능은 훨씬 더 일찍, 아마도 35-40세 무렵에 감퇴하기 시작한다.
시애틀 종단연구
샤이(Schaie, 2005, 2009)는 시애틀 종단연구에서 서스톤(Thurstone, 1938)이 제안한 기초정신능력(primary mental abilities)의 구성요인들을 측정하는 검사를 실시하였다. 시애틀 종단연구에서 사용된 기초정신능력들은 다음과 같다.
- 어휘(언어로 표현된 생각을 이해하는 능력)
- 언어기억(언어를 부호화하고 의미 있는 언어단위로 회상하는 능력)
- 수(덧셈, 뺄셈, 곱셈과 같이 단순한 수학적 계산을 수행하는 능력)
- 공간지향(2차원이나 3차원의 공간에 자극물을 시각화하고 정신적으로 회전시키는 능력)
- 귀납추리(하나의 문제에서 특정한 패턴과 관계를 이해하고 그것을 다른 문제의 해결에 활용하는 능력)
- 지각속도(시자극을 빠르고 정화하게 구별할 수 있는 능력)
우선 6개의 지적 능력 중 어휘, 언어기억, 귀납추리 및 공간지향은 성인중기에 가장 높은 점수를 나타내고 수능력은 성인중기에 감퇴하며 지각속도는 성인초기에 감퇴를 시작함으로써 가장 일찍 감퇴하는 능력이었다.
흥미롭게도 성인중기는 어휘와 같은 결정화된 지능의 일부 요인과 공간지향 귀납추리 같은 유동적 지능의 일부 요인들에서 최상의 수행을 보이는 시기이므로 인지기능의 절정기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