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적 단계와 자율적 단계(autonomous stage) 사이에 개인주의적 수준(individualistic level)이라는 과도기가 존재한다. 이 수준의 개인들은 자기와 타인 모두에 대해 더 많이 인내할 수 있다. 사람은 그 자체의 단점과 장점을 갖는 독특한 존재로 인식되고 사회적 관계는 양극관계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연속체로 이해된다. 이 수준에서 타인에 대한 의존 문제가 새로운 갈등으로 등장한다. 독립은 스스로 돈을 벌고 집을 장만하는 것으로 단순히 성취되는 것은 아니며, 독립의 내적 수준에 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가능해진다. 그들은 아직도 완전한 수준의 독립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자율적 단계에 이르면 내적 독립이 가능하다. 자율성은 타인에 대한 무관심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타인의 개별성을 중요시하고 풍요로운 대인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뜻한다. 가족을 포함하여 타인들의 결점이나 실패를 수용하고 그들을 사랑할 수 있다. 또한 이 단계의 개인들은 인간 삶에서의 갈등과 역설을 수용하고 양심적 단계의 개인들처럼 세상을 양극관계로 보지 않으며 예외나 복잡성을 인정한다.
레빙거의 이론에서 최상의 단계는 통합적 단계(integrated stage)이다. 표면적으로는 자아통합에 대한 에릭슨의 초기개념과 일치하나 레빙거는 자아통합보다 더 발달된 단계라고 가정하였다. 매슬로우(Maslow)의 자기실현(self-actualization)한 사람과 유사한 특성을 지니고 있는 이 단계의 개인들은 내적 갈등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고, 자신이 설정한 인생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그것이 무엇이든 과감히 포기한다. 단순히 개인차를 인내하기보다는 오히려 그것을 소중히 여긴다. 어느 사회에서나 이 단계에 도달할 수 있는 사람은 1% 미만에 지나지 않는다.
레빙거 이론의 특징
레빙거 이론은 최근에 와서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특징 때문으로 정리될 수 있다.
첫째, 자아발달의 단계들이 구체적인 연령과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연령으로 성인기 발달단계를 엄격하게 구분하면 실생활과 맞지 않을 때가 많다. 성인들은 광범위한 영역에서 큰 개인차를 보이기 때문에, 엄격하게 연령을 구분하는 이론보다는 레빙거의 이론처럼 연령으로 구분되지 않는 이론이 성인기 동안의 개인차를 더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도록 한다.
둘째, 자아발달 단계를 경험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도구가 개발되었다는 것이다. 레빙거와 그 동료들은 그들이 개발한 문장완성검사(Sentence Completion Test: SCT)를 사용하여 개인의 자아발달 상태를 측정하였다. 36개의 불완전한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검사는 레빙거 이론이 성인발달의 광범위한 연구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하였다. 문장완성검사의 구체적 문항은 장휘숙(2009)의 <청년심리학 4판>에 수록되어 있다.
레빈슨의 이론
변화의 단계와 생애구조
임상심리학자인 다니엘 레빈슨(Daniel Levinson)은 1967년에 40명의 성인 남성들을 대상으로 성인발달에 관한 개척자적 연구를 시작하였다. 그는 성인기 동안의 삶이나 발달에 유의한 성차가 있다고 가정하고 자신이 남성이기 때문에 먼저 그 자신의 성인기 발달을 이해하려는 목적으로 남성들만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전기적 면접(intensive biographical interview)을 실시하였다. 면접결과는 1979년에 <남성 생애의 계절>(The Seasons of a Man's Life)이라는 제목으로 출판하였다.
여성들에 관한 레빈슨의 연구는 남성연구 결과를 책으로 출판한 1979년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여성 생애의 계절>( The Seasons of a Woman's Life)을 저술하였으나 저술 직후 사망하였으므로(1994년 4월), 책의 출판을 보지는 못하였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레빈슨 이론은 성인기 동안 일어나는 변화를 단계적으로 구분하는 소위 변화의 단계이론으로, 중심적 개념은 생애구조(life structure)이다. 생애구조란 '일정 시기에 개인의 생에 내재된 양식과 설계'로서 사람이나 사물과의 관계가 그 핵심요소를 이룬다. 예를 들면 배우자나 파트너, 자녀, 직장 상사나 부하직원, 종교단체나 클럽과 같은 유의미한 집단, 심지어 자연이나 생명 없는 대상물과의 관계까지 우리는 다양한 관계를 형성한다. 삶의 과정에 특정한 형태를 부여하는 이러한 관계들은 개인의 성격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에 사람마다 다른 생애구조를 형성한다.
그러나 부모-자녀관계를 포함하여 모든 관계는 변화하기 때문에 생애구조 역시 성인기 동안 변화한다. 레빈슨은 생애구조의 중심요소로서 직업, 결혼, 가족, 우정, 종교를 제시하고 개인의 생애는 안정된 생애구조의 기간과 생애구조가 변경되는 과도기를 포함한다고 제안하였다. 그는 생애구조를 바탕으로 전생애를 대략 20년 정도 계속되는 시대(era)로 구분하고 각 시대마다 몇 개의 단계와 과도기를 포함하는 남성 생애의 계절을 정리하였다.
시대와 과도기의 특징
레빈슨은 다음과 같이 네 개의 시대와 다섯 개의 과도기를 제안하였다.
네 개의 시대
-성인기 이전시대(아동기 및 청년기 0-17세)
-성인초기 시대(17-40세)
-성인중기 시대(40-60세)
-성인후기 시대(60세 이후)
다섯 개의 과도기
-성인초기 과도기(17-22세)
-30세 과도기(28-33세)
-생애중반의 과도기(40-45세)
-50세 과도기(50-55세)
-성인후기 과도기(60-65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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