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통합 대 절망 - 성인후기
에릭슨이 제안한 심리사회적 발달의 마지막 단계는 자아통합 대 절망(ego integrity versus despair)이다. 그러나 자아통합에 대한 에릭슨의 생각은 그의 연령과 함께 변화하였다. 에릭슨이 처음 이 개념을 제안하였을 때 그는 중년 성인으로 낙관주의적인 관점에서 인생의 최종적 발달을 가정하고, 자아통합을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수용하고 두려움 없이 죽음에 직면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하였다. 즉 어떤 방식으로든 타인이나 사물을 돌보고 보살핀 사람은 인생의 유한성과 실망을 극복하고 승리감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가 70-80대에 이르렀을 때, 에릭슨은 인생의 최후 단계를 보다 더 부정적으로 지각하였다. 그는 다가오는 죽음에 기인된 혼란과 무력감, 신체적 유한성, 상실의 느낌 등이 개인을 자기 몰입에 빠지게 한다고 기술함으로써 초기에 강조한 보편주의나 이타주의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그는 이 단계의 위기를 해결한 결과로 획득되는 지혜를, 죽음에 직면하여 삶 자체로부터 분리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하였다.
물론 이전 단계에서 획득한 위기의 부정적 해결의 결과(불신뢰, 죄책감, 혼란, 고립, 자기 몰두 등)로 자아통합에 이르지 못한 사람들은 절망감을 경험한다. 그들은 시간이 너무 짧고 그들의 인생은 실패했으며 다시 한번 더 살 수 있기를 원한다. 그들은 다가올 죽음을 조용하게 수용할 수 없으며 자신이나 타인을 원망하면서 강한 우울증상을 나타낸다.
흥미롭게도 에릭슨이 가정한 자아통합 상태에 이르는 구체적 방법으로 바틀러(Butler, 1968)는 인생회고(life review)를 제안하였다. 인생회고란 지나간 세월을 되돌아보면서 과거의 경험과 갈등을 의식화함으로써 인생에 대한 창조적인 정리작업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바틀러는 인생회고를 성인후기의 정상적이고 보편적 경험이라고 주장한다.
인생회고 과정을 통하여 노인들은 멀어진 가족이나 친구와 화해하고 인생의 미진한 부분을 완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일부의 노인들은 자신의 인생이 낭비되었고 타인에게 해를 끼쳤으며, 이제는 그것을 보상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생각으로 괴로워하고 우울해하므로 전문적인 도움을 필요로 한다.
-분화 대 역할몰입(differentiation versus role preoccupation): 직업역할에서 벗어나 다른 일로써 자기 가치를 재정의한다. 직업역할과 자녀양욱에 사용되었던 시간들이 이제는 다른 가치 있는 활동에 투자될 수 있어야만 한다.
-신체초월 대 신체몰입(body transcendence versus body preoccupation): 쇠퇴하는 신체건강에 대처한다. 노화함에 따라, 만성적 질병과 신체기능에서의 쇠퇴는 노인들의 정체감과 생활만족에 심각한 위협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노인들은 질병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노화하는 신체에 몰입하지 않고 인생을 즐길 수 있다.
-자아초월 대 자아몰입(ego transcendence versus ego preoccupation): 죽음이 불가피하고 얼마 남지 않았음을 인식한다. 자녀양육이나 직업역할을 통하여 미래 세대의 성장에 기여하였으므로 이제 자아를 초월하여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
레빙거의 자아발달이론
자아발달 단계
제인 레빙거(Jane Loevinger) 역시 발달적 단계이론을 제시한 사람으로 전생애 동안 개인의 자아(ego)는 단계적으로 발달하고 발달이 진행될수록 개인은 더 성숙한 자아발달 상태를 지향한다고 설명하였다. 에릭슨의 이론과 동일하게 각 단계는 연속적 패턴으로 진행되고 누적적이며 후성적 원리에 따라 전개되지만, 에릭슨 이론과의 차이점은 다음 단계로의 이동은 현 단계의 발달이 완성되었을 때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레빙거의 이론에서 아동기 동안 처음 몇 개의 단계가 발달한다. 그러나 모든 단계들은 특정한 연령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으며 특히 성인기는 자아발달의 광범위한 단계들을 포함하는 특징이 있다. 레빙거는 개인에 따라 자아발달을 이루는 속도는 물론 최종적으로 도달하는 단계에서 큰 차이가 있음을 강조하였다.
레빙거에 의하면, 모든 성인들은 처음 세 개의 단계를 성공적으로 거쳐간다. 일부는 자기 보호적 단계(self-protective stage)에 고착되고 또 다른 일부는 동조자 단계(conformist stage)로 이동하여 더 이상 발달하지 못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성인들은 적어도 레빙거가 자기 인식 수준(self-aware level)이라고 부르는 과도기에 도달하며 많은 사람들은 이 단계를 넘어서 양심적 단계(conscientious stage) 혹은 그 이상의 단계로 발달할 수 있다.
하나의 과도기를 포함하는 마지막 3개의 단계, 즉 양심적 단계, 자율적 단계 및 통합적 단계는 특히 성인기 발달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우선 양심적 단계는 일련의 자기 선택과 자기 평가에 기초한 규칙이 출현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레빙거는 청년기가 지나야 양심적 단계로의 이동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기는 하였지만, 여러 가지 점에서 이 단계는 에릭슨의 정체감 대 역할혼란의 단계와 유사하다. 이전의 단계들이 고정관념적이고 2차원적 관계를 지향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양심적 단계의 개인들은 타인을 3차원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타인의 관점을 깊이 이해하고 진실로 상호적인 대인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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