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이론은 성인생활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법칙에 관심을 갖고 그것을 이해하려고 한다. 이 분야의 이론가들은 각 개인이 경험하는 인생경로가 모든 사람들에 의해 공유된다고 가정하지 않으며, 또한 모든 경로가 감퇴나 더 높은 수준의 효율성에 이르게 한다고도 가정하지 않는다. 그들은 오로지 상이한 기저의 법칙들이 서로 다른 표면적 패턴을 생성한다고 가정한다. 이 분야의 대표적 이론으로 위트본(Whitbourne, 2002), 발테스(Baltes & Baltes, 1990) 그리고 페룬과 빌비(Perun & Bielby, 1980)의 이론을 소개한다.
위트본의 정체감 과정이론
위트본(Whitbourne, 1996a, 2002)의 정체감 과정이론(identity process theory)은 성인기 동안 개인의 자아정체감이 형성되고 수정되는 과정을 설명한다. 그는 피아제 이론의 동화(assimilation)와 조절(accommodation) 과정을 사용하여 개인의 정체감이 경험과 상호작용하여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설명하려고 하였다. 이 이론으로 개인과 경험 간의 상호작용은 물론 성인기 동안 개인이 노화과정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설명될 수 있다.
자아정체감이란 개인의 외모를 포함하여 인지능력, 성격특성, 타인과의 관계, 사회적 역할 등을 포함하는 통합적인 자기상이다. 개인이 어떤 자아정체감을 지니고 있느냐에 따라 사고나 행동 혹은 태도는 물론 타인과의 관계형성이나 사회적 역할 수행방식이 달라진다. 심리학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은 자신을 신체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유능하고 정직하며 타인을 배려하는 사람으로 지각하는 동시에 타인들 역시 자기를 긍정적 시각으로 바라본다고 생각한다.
청년기까지 형성된 개인의 자아정체감은 성인기 동안 계속적으로 변화한다. 정체감 동화과정은 개인이 현재의 상황을 처리하기 위하여 기존의 정체감 측면을 사용하는 과정에 해당하는 반면, 정체감 조절과정은 상황의 변화에 대처하기 위하여 개인의 정체감을 변화시키는 과정에 해당한다. 위트본(Whitbourne, 1996b)에 의하면, 성인들은 정체감 동화에 주로 의존하여 경험을 처리하는 사람, 정체감 조절에 주로 의존하여 경험을 처리하는 사람 및 동화와 조절을 모두 활용하는 균형 이룬 정체감 과정에 의존하는 사람으로 구분될 수 있다.
정체감 동화과정에 의존하는 사람들은 자기에 대한 견해를 변화시키지 않기 위하여 변화를 거부하고 경험에 대한 지각을 왜곡하므로 젊은 세대는 물론 노인 세대의 특성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은 새로운 경험의 지각을 거부하기 때문에 노화에 의해 신체기능이 변화할 때도 변화의 중요성을 부정(denial)한다. 그들은 연령과 관련한 기능 변화를 노화과정에서 나타난 결과가 아니라 단순히 건강이나 건강과 관련된 일시적 상태로 귀인 시킨다.
정체감 조절과정에 의존하는 사람들은 사소한 사건이나 경험에 과도하게 반응하고 단지 하나의 상황으로부터 지나치게 광범위하거나 일반적인 결론을 도출한다. 그들은 조그만 연령 관련적 변화에조차 과도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일찍 나이를 먹었다고 지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정체감 조절은 발달된 정체감을 지니고 있지 않을 때 일어나기 쉽다.
그러나 동화와 조절을 모두 활용하는 균형 이룬 정체감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은 성인기 동안 불가피하게 일어나는 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오랫동안 기능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며 그것들을 보상하는 방법을 발견함으로써 변화가 일어날 때 상실에 적응할 수 있다. 그들은 자신이 노화하고 있음을 지각하면서도, 노화가 매일의 기능이나 미래계획을 방해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동화와 조절 간의 타협을 이룬다.
성인기 동안의 노화과정은 개인이 안정된 자아정체감을 유지하는 데 특별한 도전으로 작용한다. 신체적 노화와 인지적 변화, 유의미한 타인과의 관계 변화 및 사회적 맥락 내에서의 변화에 기인한 사건들은 개인의 자아정체감에 영향을 준다. 각 개인은 성인기 동안 노화 과정의 결과로써 일어나는 변화들을 정체감 속에 통합하는 방식을 발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물론 노화의 어떤 측면들이 더 중요한지는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다. 운동선수에게는 신체적 민첩성이 중요할 것이고 학자에게는 지적 기능이 그리고 예술가에게는 시각적 기술이나 정교한 운동기술이 더 중요할 것이다. 노화에 의해 신체적, 심리적 기능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기는 하지만, 이와 같은 중심적 기능에서의 변화는 개인에게 더 큰 영향을 준다.
그러므로 정체감 과정이론에서 건강한 성인이란 정체감 동화와 조절 사이에 균형이나 평형(equilibrium)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시간 경과에도 불구하고 일관성의 느낌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경험에 반응하여 변화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발테스의 SOC이론
폴 발테스와 마가렛 발테스( Paul Baltes & Margret Baltes, 1990; Max Planck Institute for Human Development)는 사람들이 개인적 발달과 안녕을 증진시키기 위해 그들의 삶을 어떻게 관리하는가를 연구하기 위하여 SOC이론 혹은 보상을 수반한 선택적 최적화이론(selective optimization with compensation)을 제안하였다(장휘숙, 2002 참조). SOC란 선택(selection), 최적화(Optimization) 그리고 보상(Compensation)의 첫 글자로서 발달적 조절의 세 가지 중심적 과정에 해당한다.
노화심리학(psychology of aging)과 전생애 심리학(life-span psychology)내에서 발달된 이 이론은 성공적 발달 혹은 적응적 발달을 설명하는 일반이론으로서 획득의 최대화와 상실의 최소화를 적응적 발달로 가정하고 이를 위해 선택, 최적화 그리고 보상의 발달적 조절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인간발달의 모든 단계에서, 개인들은 발달적 조절의 세 가지 과정을 통하여 그들의 삶을 성공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므로 이 이론은 인생관리전략(life-management strategy)이라고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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